티스토리 툴바


<송여사님의 작업일지> 곧! 상영합니다.

-인디다큐페스티벌2011 상영- (서울 홍대입구역 롯데시네마)
3월 24일 목요일 오전 11시 / 3월 27일 일요일 오후 1시

...-제 13회 여성영화제 상영- (서울 신촌 아트레온)
4월 10일 일요일 오후 2시 / 4월 12일 화요일 오후 5시


송여사님의 작업일지 / Song's worklog

연출 / 나비
작품소개
엄마로부터 '노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당황했다. 엄마는 나에게 '밥 해주는 엄마' '잔소리 하는 엄마' 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엄마에게 다른 모습이 있었다. 엄마는 그 동안 가스 점검검침원으로 10여 동안 일해왔던 것이다. 걱정이 되고, 얼떨떨했지만 나는 엄마를 찍기 시작한다. 그리고 엄마와 딸로서가 아닌 다른 관계가 시작된다.

인디다큐페스티벌2010 봄 프로젝트 지원작

작업블로그  http://songsworklog.tistory.com/


너무나 오랜만에 작업 블로그에 글을 쓴다.
이렇게 불성실한 제작일지라니..... 부끄럽지만; 어차피 별로 보는 사람도 없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여름쯤 나는 작품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도저히 할 수 없는 이야기 인것 같았다. 
스스로의 삶도 감당하지 못하는 찌질한 내가
나 때문에 더 힘들게 살고 있는 우리 엄마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그 때는 그랬다.
카메라를 들고 있다가도, 촬영한 테잎을 다시 보면서도 몇 번이고 이게 잘 하는 짓인가? 라고 질문했다.
그래, 나는 멀리 멀리 도망가고 싶었다.

이 빌어먹을 다큐멘터리 라는 것으로부터
돈도 못벌고 가난하기만 한 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피하다가 다시 편집 컴퓨터 앞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다큐멘터리의 주인공들을 생각했다. 엄마. 다른 아주머니들.
그리고 언젠가 이 다큐멘터리를 보게 될지도 모르는 어떤 사람들.


요 며칠 엄마는 엄마 인생의 어떤 시점에서 자신의 현실로부터 도망가고 싶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를 가지고 생전 처음 가보는 시골 동네로 시집을 가게 되었을 때일까.
서울에 올라와서 돈을 버느라 자기가 누군지도 모를 때였을까.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았을 때였을까.
아니면 지금, 이 순간일까. 


내일 믹싱을 하기로 했다.
끝이 영원히 나지 않을 것 같더니. 어쨌든 끝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끝나지 않는 어떤 것이 다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게 두렵다.
영화는 끝났지만
이제 서른이 되버린 나는 그 어떤 것도 낙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것도 바보 같은 생각이다.
계속 살아간다는 것은 낙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비관과 비관과 비관 사이에서 그럼에도 낙관하는 어떤 순간 때문에 지속되는 것이라는 거...
송여사님이 나에게 알려준 것이다.


영화를 만들면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설명하는 게 맞는건지 절대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계속해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를 계속 살아가게 하는 힘에 대해서 반복해서 생각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송여사님께, 그리고 송여사님의 친구분들께
고맙다.


허접한 영화지만
영화를 좋아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 삶을 지속시키는데 나의 영화가 손톱만큼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이런것 뿐이니까.
그만큼의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좋겠다.

'나비씨의 제작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0) 2011/03/12
[012]타임라인.  (0) 2010/12/23
[011] 재판 촬영  (2) 2010/07/20
[010] 또 다른  (4) 2010/07/06
[009]멍때리기.  (0) 2010/07/04
[008] 촬영을 하다보니...  (4) 2010/06/04

[012]타임라인.

2010/12/23 05:53 | Posted by 윤옥
아. 제작일지 쓴지도 백만년; 이 곳을 찾아주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좀 부끄러운 일이다. 

결과를 말하자면 이번주 월요일에 가편시사를 했다. 
내가 지원 받은 봄프로젝트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시사를 했다. 
가편시사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타임라인이 생성되지 않은' 엽기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하나 미치겠는 마음이었는데. 개발새발 붙여가기는 한 것이었다.

선배들은 연출자로서의 강단이 없다고 했다.
촬영분에서 우왕좌왕하는게 느껴진달까. 역시나 다큐가 무서운게
촬영분만 봐도. 편집된 것만 봐도 이 인간이 어떤 상태인지, 어떤 인간인지 알 수가 있다.
그게 칼이 되어 스스로를 찌르기도 할 것이다.

편집을 하는 나의 머릿속에는 촬영할 때와 마찬가지로  
애초 기획의도와 엄마와의 관계
그리고 다큐멘터리스트로서 나의 전망.
뭐 이런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렇지만 컷은 명료하고. 
내가 촬영한 것들은 변하지 않는다. 
거지같은 촬영도. 내가 한 병신같은 질문 같은 것들도 그대로 있다.
타임라인 위에 올려져있는 컷들은 이제 저마다의 의미를 발생시켜서 
누군가에게든 보여지게 될 것이다. 

어쨌든 여기까지 왔다. 
편집은 시작되었고, 아마도 나는 당분간 이것들을 짊어지고 끙끙 거릴 것이다. 

첫 가편을 끝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어떻게든 시간은 지나가는구나"
그렇다. 시간은 지나간다.

'나비씨의 제작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0) 2011/03/12
[012]타임라인.  (0) 2010/12/23
[011] 재판 촬영  (2) 2010/07/20
[010] 또 다른  (4) 2010/07/06
[009]멍때리기.  (0) 2010/07/04
[008] 촬영을 하다보니...  (4) 2010/06/04
이전 1 2 3 4 5 다음